수출입은행은 해상탄소중립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제체제를 가진 일본의 해상 탄소중립 대응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 국가가 주도하고 민간이 호응하는 민관협력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조선업은 ‘80년대말까지 두 차례의 구조조정 이후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조선업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 조선업은 2000년대 이후 중국에도 자리를 내주며 현재 10% 내외의 점유율만을 유지 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부의 지원정책과 강력한 기자재산업의 뒷받침 등 잠재력이 존재하고 있다. 

일본 해운업은 세계 3위 규모의 선박을 보유하고 용대선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선주업이 발달했다. NYK 등 세계적인 운항선사와 대형 전문선주사가 공존하나 최근 10여 년간 선박의 신규 투자 속도가 완화되며 보유선박 규모에서 중국에 역전당하기도 했다. 

일본은 2020년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으로 ’21년 6월 그린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동 전략의 목적은 2050년 일본 전체의 탄소중립 실현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 선박과 수소·암모니아 등이 포함된 14대 중점분야를 선정하고 2조엔의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을 조성할 방침이다.

2023년에는 GX(녹색전환)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에너지의 수요, 공급 측면에서의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다.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원자력, 수소·암모니아,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활동이 망라되었으며 선박 역시 정책 대상에 포함됨

동 정책에 향후 150조엔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20조엔 규모의 국채 발행, 금융확대 조치 등 재원 확보를 위한 정책도 수립했다. 

일본의 청정 대체연료 정책은 ‘17년 제정한 “수소기본전략”에 근거하고 있으며 ’23년  개정되었다. 동 전략에는 수소뿐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암모니아, 합성메탄, 합성연료 등이 광의의 의미로 함께 수소로서 사용된다.

동 전략은 수소의 생산과 공급망 구축 등이 중요한 내용이며 탈탄소 발전, 연료전지, 수소 및 수소화합물의 활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 정부와 해사산업계는 2019년 공동으로 제로에미션 로드맵을 작성하고 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로드맵에서는 궁극적으로 수소·암모니아를 대안 연료로 꼽고 있으며 합성메탄을 활용한 LNG연료추진체계를 비교적 오래 유지하는 내용도 포함됨. 또한, 선상탄소포집(on-board CCS)과 풍력추진 역시 대안으로 활용할 계획 그린이노베이션 기금은 차세대 무탄소 선박 개발에 최대 350억엔의 지원 예산을 확정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선박개발 등이 추진됨.

차세대 선박개발은 암모니아연료 국산엔진 탑재선박 개발 등 4개 과제가 선정되어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다.

그 외에도 저탄소 선박의 보급과 도입 촉진, LNG연료추진선의 효율 향상 기술개발 등이  정책으로 추진됨 

GX 추진전략에 의해서도 수소 및 암모니아연료추진 선박 도입에 2.9조엔을 투자하는 등 막대한 지원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21년 해사산업강화법을 제정하여 자국 선사가 자국 조선소에 친환경 선박 발주 시 조선, 해운사 양측에 장기저리 융자와 세제혜택을 주는 지원제도도 시행했다. 

일본 조선업계는 정부의 지원하에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방향으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계가 R&D 능력을 상실하였으나 업계 내부의 협력과 정부 주도의 해사클러스터를 통한 협력 등으로 이러한 노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해운업계는 양대 대형선사가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여 최근 LNG연료추진선의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신조선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NYK와 MOL의 수주잔량 중 LNG연료추진선의 비중이 각각 74%와 90%에 이를 만큼 확대되었다. 다만, 이들 양사를 제외한 일본 전체의 수주잔량에서는 여전히 85%의 선박이 석유만을 연료로 채택하고 있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대형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향후 일본 해운업계의 신조선 투자 방향은 궁극적으로 수소·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 연료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선박의 개발과 상용화 속도에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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