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선사 최초 북극항로 이용 화물 수송…여천NCC㈜ 수입 나프타 러시아發·국내向
9월 15일 러시아 우스트루가港에서 출발, 북극해 통과해 10월 중순 국내 광양항 도착
 

현대글로비스 김경배 사장,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 전기정 국장, 스테나 해운 칼 요한 하그만 회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7월 초 만나 성공적인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글로벌 종합물류유통기업 현대글로비스(www.glovis.net)가 다음 달 중순 한국 국적 선사(船社)로는 최초로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 나선다.

이는 지난7월 해양수산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의 북극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진행되는 첫 사업 성과란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여천NCC㈜가 러시아 노바텍(Novatec)으로부터 수입하는 나프타 3만 7000톤을 다음 달 15일 러시아 발트해 인근 우스트루가(Ust-Luga)항에서 내빙(耐氷)선에 선적한 뒤, 북극해를 통과하여 10월 중순경 국내 광양항 사포 부두에 도착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현대글로비스가 시범운항에 나서는 북극항로는 총 거리 1만 5500Km와 운항시간 35일이 예상되는 ‘신항로’다.

그동안 국적 선사들이 이용한 남방항로로 환산하면 북유럽 선적항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국내로 도착하게 되며, 평균 거리 2만 2200Km와 운항시간 45일이 걸린다.

북극항로 이용 시 운항거리 6700Km와 운항시간 10일을 단축할 수 있어서 물류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극항로 남방항로 비교

현재 북극항로 운항은 유럽, 러시아 선사들이 에너지 자원 등을 수송하는 해운 시장을 장악해 왔으며 국적 선사들은 북극해를 이용할 내빙선과 운항 노하우가 없어 이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글로비스 시범운항 이후, 국적 선사들이 북극항로 이용을 활발히 하면 우리나라와 유럽 간 신규 항로 개발과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에 국제 해운 경쟁력을 지닌 스웨덴 스테나(Stena) 해운의 내빙선 ‘스테나 폴라리스(Stena Polaris)’를 용선(傭船)해 화물을 수송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시범운항을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7월 초 해양수산부, 스테나 해운과 공동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사진)

스테나 폴라리스는 6만 5000톤 급으로 길이 183m, 폭 40m의 제원에 최고 속력 15.5노트(28.7Km/h)의 석유 제품선이다.

스테나 폴라리스는 우스트루가항을 출항한 뒤 광양항에 도착하는 총 1만 5500Km의 운항거리 중 약 4200Km의 북극해 구간을 통과할 예정이다. 베링 해협을 지나는 이 기간에는 러시아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운항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에 자사 선박 운항사(해기사)를 승선시켜 북극해 운항 절차와 노하우를 습득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북극항로 이용이 활성화될 때를 대비해 해운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자체적인 에너지 화물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해운 역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총 80여 척의 자동차운반선, 벌크선을 주력 선대로 운영 중이다.

시범운항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북극 인근의 러시아, 북유럽 에너지 관련 부문의 물류 사업에도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스테나 해운은 이번 시범운항 이후로도 전략적인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해운·물류 네트워크 강화를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해운사업실 김진옥 전무는 "이번 시범운항 참여로 앞으로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북극사업 진출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 북극이사회 영구 옵서버 국가인 우리나라의 위상 강화에도 이바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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