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이하 전해노련, 의장 송명섭)은 13일 전해노련 소속 한국선급 노동조합(위원장 최일중)에서 차기 회장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선급(이하 KR)은 국내 유일의 국제선급연합회(IACS) 정회원으로서, KR 회장의 3년제 임기는 오는 12월에 종료된다. 회장 선임 과정은 이사회에서 확정된 공고일정에 따라 진행되며, 현 이정기 회장은 이미 출마 당시 단임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출신 전?현직 본부장과 정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차기 후보들로 거론되고 있다.

KR 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KR이 처해진 경영환경 악화를 타파하고, 국민적 신뢰를 제고시켜야 하며,  또한 국회 및 정부, 관련업계 및 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 경영개선을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적 신념을 갖춘 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특히, KR 노조는 내부에서 회장 후보 신청을 생각하는 인사는 당연히 직원들의 신뢰를 확인하고 상근 임원들간의 연임 조건을 내세워 담합해선 안 되며, 외부 인사들은 노동조합의 바람을 유념하여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

최일중 노조위원장은 “이런 자격을 갖춘 인사가 회장직을 맡는다면 세계를 재패할 수 있는 선급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 전체가 앞장설 것을 노조대표자로서 약속한다”고 밝혔다.

송명섭 의장은 이와 관련해 “KR 회장에 훌륭한 덕목을 두루 갖춘 인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향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전해노련은 해양수산부 소속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협의체로서, 소속기관들은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및 인천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와 한국선급,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해양환경공단,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운조합,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및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등 모두 13개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KR 노조 성명서 전문(全文)


한국선급 노동조합은 혁신적 리더십을 갖춘 차기 회장을 원한다

한국선급(KR) 이정기 회장의 임기가 오는 12월로 다가옴에 따라 과연 누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느냐에 대내외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선급은 국내 유일의 국제선급연합회(IACS) 정회원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급 기관이다. 대한민국의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한국선급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그 수장인 회장직은 자질과 능력을 검증 받은 인사가 반드시 선출되어야 한다.

한국선급은 오는 11월 7일 차기 회장 선출 절차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사회가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면 아마도 임원추천위 멤버가 확정이 되고, 선거 절차도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인선에 대한 속도감이 붙기 때문에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하마평이 난무할 것이고, 자칫 선거 절차가 과열되는 양상도 배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임원추천위는 공모 절차를 거쳐 최종 2명의 후보자를 총회에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따라서 12명의 임원추천위 위원에 대한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부에서 2명의 임원이 임원추천위에 참여를 한다고 한다. 노동조합은 추천위원회 구성의 불합리성과 회사의 민주 경영을 위해 내부 상근임원 2명 중 1명을 조합대표로 대체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임원추천위는 반드시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선급을 구해 낼 인사를 총회에 추천해야 한다. 검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차기 회장은 어떠한 자격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로 가장 중요하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능력이 '소통'이다. 리더는 내부적으로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하여야만 하고, 외부적으로는 관계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인사이어야 한다. 우리 선급의 회장은 이러한 능력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지난 3월에 있었던 해양수산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선급의 대처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경영 전반에 대한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도 미흡했다. '미운털'도 박혔고, 국정감사로까지 악영향이 이어졌다.

국회는 우리 선급의 인사·조직관리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지적과 질타를 통해 자생적인 혁신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컨설팅 업체를 통해 '인사·조직진단 및 경영혁신전략 수립' 용역을 실시하여 대내외 환경 진단 및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상태를 면밀히 점검한 결과, 취약한 리더십 및 대외소통 부족에 대한 부분이 국회 및 정부로부터 감지되었다. 심지어 조직의 컨트롤타워 기능 미흡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경영을 맡아오고 있는 임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선급 내부에서는 이러한 책임의 문제는 차기 회장 및 임원 선임의 과정과도 무관할 수 없으며, 선거과정에서 또 다시 해수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회자되어 불필요한 조직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두번째로 차기 회장은 경영을 개선시킬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상 어려움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선급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선급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파워를 차기 회장에게 요구한다. 반드시 이런 능력이 검증된 인사가 추천되고 선출되어야만 한다. 구성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생존'이다. 차기 회장은 구성원들의 생존을 책임져야만 한다.

우리 선급은 최근 5년 동안 해외 시장 및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과 경쟁 선급들에 비해 유일하게 등록선대가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선급들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통해 경쟁자 분석, 투명한 경영평가 및 경영진단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 지난 2017년 프랑스선급(BV)에 대한 정부대행검사권 개방은 더욱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차기 회장에게 '건강'도 요구한다. 우리 선급은 재직 중이던 회장을 잃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회장은 세계를 무대로 쉼없이 뛰어야 한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렵고, 우리 선급의 경쟁력도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다시는 리더를 잃지 않는 힘있는 선급을 이끌 인사가 필요하다.

차기 회장에 대한 검증 이외에도 과연 내부에서 리더가 다시 나올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는 것을 안다. 이정기 현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노조의 대표자로서 현 회장은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칫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이 내부의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또한, 내부에서 인물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패배론도 경계한다. 그동안 우리 선급이 걸어온 길이 노사를 비롯한 우리가 함께 이룩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차기 회장직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에게도 당부한다. 회장직에 대한 욕심이라면 도전장을 내밀지 말라. 우리 선급의 역사에 오점이 없는, 우리 선급을 세계에 우뚝서게 할 책임감을 가져달라. 우리 선급이 살아야만 우리나라 조선산업과 해운산업도 살 수 있다. 도전장을 던지는 당신에게 대한민국의 해양산업의 사활이 걸렸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정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바란다. 비록 우리 선급이 영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역사가 일천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급 기관이다. 그동안 우리 선급은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글로벌 7위의 선급으로 성장하여 왔다. 여기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글로벌 선급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차기 회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구노조 한국선급지부는 현재 우리 선급이 처해진 경영환경 악화를 타파하고 미래 지향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 그리고 국민적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회 및 정부, 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할 수 있는 회장을 원한다. 그런 인사가 투명경영 선포와 함께 회장직을 맡는다면 우리 노조도 힘을 보탤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넘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선급을 만들기 위해 노조 구성원 전체가 앞장설 것을 대표자로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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