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서남부 투르쿠시에 위치하는 독일 조선업체인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그룹의 마이어 투르쿠 조선소는 2015년에 설립되었다.

마이어 투르쿠는 과거 한국 STX 그룹 산하 STX Europe의 자회사였다. STX 그룹이 경영난에 빠지자 2014년 동사 주식의 70%를 마이어 베르프트 그룹이 매입했다.

나머지 30%를 핀란드 정부 계열 투자회사가 취득하였고 2015년 사명을 마이어 투르쿠로 변경했다. 이후 2015년 6월 마이어 베르프트 그룹이 나머지 30% 지분도 추가 취득하여 100% 자회사로 되었다.

당시 매수한 이유에 대해 마이어 베르프트 그룹 수뇌부는 고객 요구에 대응한 유연한 건조실현, 기술개발 비용 삭감 등을 설명한바 있다. 또한 STX Europe이 보유한 연구개발능력과 STX Europe이 선박용품 메이커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도 당시 STX를 매수한 이유로 분석된다.

한편 마이어 베르프트 그룹이 STX를 인수한 이유 중에는 역사적인 배경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 전력 및 자동화 기술 부문에 있어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는 ABB사의 선박추진엔진 등을 STX가 사용하고 있었는데, ABB사가 제공하는 선박기기들 중 일부는 마이어 베르프트 그룹의 전신기업과 ABB사가 공동 개발로 발명한 것이다.

일본 조선업계의 M&A를 살펴보면 2008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츠지산업(辻産業)의 선박용 기기 제조 부문을 오시마 조선소가 인수하고 이는 아이우라 기계 주식회사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09년 개최된 오시마 조선소의 정례 브리핑에서 오시마 조선소 수주잔량 중 상당수의 선박에 공급될 예정인 선박기기가 츠지산업이 제작할 예정이다 보니 츠지산업이 파산하면 오시마 조선소 자신도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점과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던 지방자치단체의 요청 등을 인수 경위로 설명한바 있다.

외항 케미컬 운반선 등을 주력으로 건조하는 후쿠오카조선은 2018년 어선과 내항선박을 건조하는 와타나베조선소와 케미컬 운반선 건조를 담당하는 우스키조선소를 잇달아 인수했다. 그런데 2건의 인수 모두 경영난이 원인이 아니여서 구조조정형 M&A가 아닌 점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와타나베 조선소는 동사 경영진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이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와타나베 조선소는 현 경영진 은퇴 이후 고객과 종업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역 메인 뱅크와 상담을 실시했다.

은행측에서 다각도의 검토 이후 후쿠오카조선에 의한 매수안(후쿠오카조선과의 통합)을 제시했으며, 와타나베조선소는 최종적으로 거기에 응했다.

일반적으로 M&A(합병·매수)라고 하면 동종 업계에서 경영난에 놓인 기업의 구제나 규모의 확대를 향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개개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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